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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과 순종

by 이대건 posted Jul 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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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생각하면서 저는 부르심과 순종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는 26해라는 짧은 생애를 살면서 무엇이 그의 삶을 지탱했을까? 라는 의문이 들어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갖고 살아갑니다. 어떤 이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떤 이는 돈을 많이 벌는 것이, 요즘 20대들에게는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 부모님들에게는 자식 농사를 잘 짓는 것 등이 그러한 꿈일 것입니다. 꿈은 부르심입니다. 내적인 갈망이 꿈으로 나타나고 이 내적인 갈망은 결국 내 안에 심어진 하느님의 사랑이 표출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한국 최초의 신부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이룩하는 것이 그분의 꿈이 아니었을까요?
성인은 하느님께 자신의 전 존재를 내던졌습니다. 자기 안에서 솟아 나오는 그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응답했습니다.
그의 응답은 순종이었고, 이는 강압이나 다른 어떠한 이유에서가 아니라 순수하고 정결한 내적 목소리에 그저 충실하게 “예”라고 대답한 것 뿐입니다. 순종은 나를 비우는 것입니다. 사부 성 프란치스코는 영적인 권고 2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자기 의지를 소유하는 것이 악이라고 말입니다.
오늘의 말씀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진정 내면의 목소리,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그 목소리에 응답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언자 즈카리야의 증언,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 그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한결같이 순종하는 이에게 함께하는 하느님의 영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순종의 증거는 바로 이 하느님의 영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순종으로써 이들은 하느님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생애 또한 하느님의 도구로써 그분의 일을 하는 손과 발이었습니다. 목숨을 건 출국과 귀국 그리고 닥쳐온 갖은 시련은 신부님에게서 끊임없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 밖에 다른 어떤 말도 나오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그분께서 진정 하느님의 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오늘 말씀처럼 박해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환난을 자랑으로 여겼으며, 하느님의 영에 감도되어 진리를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은 아마 성소에 대해서 한 번쯤은 교육을 받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지원반 분들은 제가 이미 첫 시간에 성소에 대해서 말씀 드렸으니 다른 분들이야 다 아시는 이야기겠죠..
그럼에도 이 성소 즉 부르심에 대해서 다시금 말씀드리는 것은 이 시대에 진정 내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우리가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저는 부제품을 받았습니다. 제가 부제품을 받으면서 한 다짐은 처음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었고, 열정적으로 살자는 것이었습니다.
수도원에 들어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잊으며 살아가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나를 불러주신 하느님께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처음 수도원에 들어와서 마냥 기쁘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점점 흐려짐을 삶 안에서 발견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제가 돌아본 10년의 수도생활은 강산이 변한 것이 아니라 강산을 바라보는 제 자신이 변했더라구요.. 한마디로 교만해졌습니다... 머리가 큰 거죠..
김대건 신부님은 16살에 신학생이 되어 26살에 순교하셨습니다. 10년의 기간동안 오로지 하느님을 바라고 믿고 의탁하고 그분께 순종하면서 사셨고 하느님 품 안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셨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절차탁마하여 첫 부르심의 응답을 끝까지 지키셨죠.
이제 저 또한 새로운 시작의 기로에 서있고 시간과 장소는 각기 다르지만 지금 이시간이 우리 삶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시고 우리가 처음 하느님께 받았던 부르심, 프란치스칸 성소의 삶을 시작한 그 때를 돌아보면서 성인과 같이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 모든 이의 영원한 고향인 그곳에서 진정 주님의 도구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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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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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이영미 2008.07.07 02:38:07
    '앗숨!' 사제 수품식에 그 말씀을 기억합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담하여 살아가는 신부님의 축일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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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8.07.07 02:38:07
    "순종은 나를 비우는 것입니다."
    감사드리고,축하드림니다.
    당쇠 신부님 후임으로 잠간 conductor 열정적인 모습 아름다웠습니다!
    성 김대건 신부님의 하느님을 사랑하셨던 모습으로....
    이 대건 부제님의 주님 사랑, 열정을 기도 드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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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작은별 2008.07.07 02:38:07
    -순수하고 정결한 내적 목소리에 그저 충실하게
    "예"라고 대답하는 것-
    마음에 와 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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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당쇠 2008.07.07 02:38:07
    대건 형제, 영명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 나누기에 말씀을 처음 올린 것
    환영하고 앞으로 자주 올려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부제품으로 성직에 드셨으니, 한국 성직자들의 주보인 성 김 대건 안드레아 축일에 말씀대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시고 열정을 북돋우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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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쥬라블 2008.07.07 02:38:07
    오늘 강론의 주요 내용인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열정'에 이은 2편(?) '부르심과 순종' 잘 묵상하고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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