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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3주 월요일-이 정도는 되어야

by 당쇠 posted Jun 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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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수녀원 특강을 해 주러 지방에 갔다가
근처 우리 형제들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형제들 중에 2명이 제가 청원장과 성소 계발 담당자를 함께 할 때
성소자로 저와 면담을 한 형제들이었습니다.
20여 년 전이라 잊고 있던 것을 그때 떠올리면서 얘기했습니다.

공통된 얘기가 수도원에 입회하러 왔는데
그들을 수도원에 입회하게 하기 위해 제가 적극적으로 붙잡기는커녕
들어올 테면 들어와라 하는 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중의 한 형제에게는
그 형제가 입회 의사를 밝혔을 때
입회를 허락하지 않고 기다리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프란치스코를 너무도 존경하고
이 생활의 가치를 잘 알고 있고 사랑하기에
아무나 이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고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저의 성소 계발은
많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수도원에 입회하게 한 것이 아니라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식별하는 성소 식별이라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 형제에게 입회를 기다리게 한 것도 식별의 한 방식이었습니다.

입회를 정말 원하는 사람이라면
1년을 기다리게 하든 10년을 기다리게 하든
기다릴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생활을 하려는 사람은
그 정도의 원의와 갈망은 있어야 한다는
그런 뱃장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기다리게 한 것은 식별보다도
더 중요한 목적이 있었지요.
입회할 깜이 아니라고 식별이 되면
아예 입회불가를 얘기하면 되는데
굳이 기다리라고 한 것은 성소의지를 더욱 다지기 위한 것이지요.
이 생활,
이 정도의 가치 있는 생활을 하려면
이 정도의 어려움은 견딜 수 있어야
앞으로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의 말씀도 저는 이런 맥락으로 이해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삶은 가치 있는 삶이지만 매우 힘든 삶입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을 따르는 삶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는 삶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삶이지만
그러나 가치 있는 삶이니
그토록 중요한 장례조차도 포기할 정도로
원의와 결기가 있어야 하는 삶입니다.

그날 밤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 때
요즘 이렇게 하면 몇 명이나 들어올까 생각도 하게 되었고
그렇게 깐깐하게 했는데도 들어와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그 형제들이 고마웠고 마음 훈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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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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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미운오리 2008.07.01 22:46:01
    그렇게 깐깐하게 하셨기에~~
    지금까지 무탈하게 잘~~살고 계십니다..
    신부님~~소자 한수배우고갑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8.07.01 22:46:01
    아무나 Francescan 이 되지 않지요!
    "부르심, 선택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힌 사람은 거의 없다!"
    주님! 저를 불러 주셔서 감사드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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