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내리는 주 너희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야 한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작은 형제들의 회칙과 생활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복음을 실행하는 것입니다.”고 얘기했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종교개혁을 하면서 <오직 성서>만을 주장했습니다.
두 가지가 어떤 면에서 맥을 같이 하고, 그래서인지
개신교는 프란치스코를 자기들의 선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복음을 실행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살아야 할 삶인데도
프란치스코가 이렇게 말한 것은 당시 우리 교회가 복음에 충실치 않으니
작은 형제들이라도 복음에 충실하자는 것이고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복음이 첫째가는 회칙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거였지요.
루터는 우리 교회가 성경보다 교회의 전통/성전을 더 중시한다고 하면서
이것은 오늘 주님께서 사람의 전통을 하느님의 계명보다 중시하는 거라고
비판하신 것과 같은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우리 가톨릭의 교리는 어느 하나가 아니라 성서(Holy Scripture)와
성전(Holy Tradition)이 모두 중요하다고 말하지요. 다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를 그리스도교이게 한 것이 성서라면
가톨릭이게 한 것이 교회의 거룩한 전통, 곧 성전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우리의 초대 교회에는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4복음 외에도
많은 복음이 있었고 사도들의 편지라고 하는 것도 수없이 많았지만
우리 교회의 거룩한 전통이 수많은 교설과 이단들과 싸우며 이들 중에서
오늘날 우리가 믿는 복음과 서간들만 그리스도교의 정경으로 확립한 거지요.
그리고 그리스도교 2천 년의 역사를 보면 수많은 교설들이 있었는데
그 많은 교설들도 성서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지만 우리 교회 전통이
어떤 것은 올바른 것으로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이단으로 배척하여
오늘날 우리가 믿는 신학과 교리를 확립한 것인데
교회의 이 전통을 인정하면 가톨릭이 되는 것이고
인정하지 않은 것이 개신교나 이단들이 된 거지요.
지금도 성서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개신교의 새로운 교파가 생기고
여호와의 증인이니 신천지 같은 이단들도 생긴 것이니
어떤 전통에 입각하느냐가 우리 신앙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이고
함부로 해석을 하지 않는 것도 신앙인들에게 필요한 자세입니다.
그래서 오늘 신명기도 모세의 전통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에 무엇을 보태서도 안 되고 빼서도 안 된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내리는 주 너희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식별을 잘 해야 합니다.
나 또는 우리의 것이 하늘에서 온 것인지 안으로부터 나온 것인지.
나 또는 우리의 생각이 안에서 생긴 것인지 하늘로부터 온 것인지.
나의 주장이 나의 고집과 교만에서 나온 것인지 진리에 입각한 것인지.
그리고 식별을 통해 내 안에서 나온 것임이 드러나면 그것을 버려야 합니다.
내 안에서 나오는 것들은 모두 악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어제도 그랬고 요즘의 저를 보면 가난과 겸손과 사랑을 잃을 때
저의 바람은 욕심이고,
저의 행위는 위선이며,
저의 주장은 고집이고,
저의 말은 남의 가슴을 예리하게 찌르는 칼일 뿐입니다.
이런 저를 바라보게 하고 반성케 하는 오늘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