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연중 7주 목요일-흐르게 하라

by 당쇠 posted May 22,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성북동 수도원에 살던 학생 때
아침 일찍 일어나 늘 수도원 근처를 돌며 운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심사가 뒤틀린 날이면
성북동의 부잣집들과 멋진 정원을 보며
‘에잇, 도둑놈들!’하고 아침부터 속으로 욕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사제가 되고 난 뒤
그렇게 욕하던 부자들의 속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다 불쌍하고
어찌 보면 더 불행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다 그런 거 아니고
문제 있는 사람만 저를 찾아왔겠지만
(문제없는 사람 절 찾아올 리 없겠지요)
외부와 단절된 성채와 같은 집에서
그들은 가족 간에도 지독한 단절과 고독을 살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지위와 체면 때문에 누구한테도 얘기 못하고
그래서 저와 같은 사람에게만 털어놓을 수밖에 없는
아픔을 안고 삽니다.

산에 오름은 내려가기 위함인데
이들은 오를 수 있는 만큼 높이 올랐지만
오르기만 하고 내려갈 줄 모르기에
마치 바벨탑을 높이 쌓은 사람들이 말이 통하지 않게 된 것처럼
모든 소통과 나눔이 단절된 것입니다.

이들은 중요한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참 행복의 천국은 높은 곳에 있지 않고
사람들 가운데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고 사람들이 말하지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루카 17,21)

이들은 알아야 했습니다.
재물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고 주시는 것임을.
지위도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고 주시는 것임을.
재능도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고 주시는 것임을.

이들은 또 알아야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재물을 주신 것은 나누라고 주신 것임을.
하느님께서 높은 지위를 주신 것은 널리 보고 살피라고 주신 것임을.
하느님께서 재능을 주신 것은 봉사하라고 주신 것임을.

이들은 또 알아야 했습니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썩을 뿐 아니라
고인 물을 내보내지 않으면 새 물이 들어오지 않음을.
자기가 가진 것은 주기 위해 가진 것이며,
줄 때 행복하고
줄 때 또 받음을.

그러므로 굳이 천민자본주의나
노불리스 오블리제를 거창하게 얘기할 필요도 없이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부자들은 자신이 형성한 부를 나누어야 합니다.

그러하지 않을 때
재물은 썩고
옷은 좀 먹으며
재난이 닥쳐올 때 이것들이 그들을 고발할 것임을
야고보서는 경고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해주 2008.05.22 18:23:19
    두손 가득하게 꼭 쥐고 있습니다.
    언제쯤 마음 편하게 놓을 수 있으련가..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8.05.22 18:23:19
    "주님께서 주신 모든것,
    주님께 모두 다 돌려드림니다."
    이말씀을 늘 기억해야 하는데........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