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평화를 빕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이들로부터
충고를 들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조언을 듣기도 하고 또한
누군가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한테나 말을 듣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누구한테는 말을
잘 들으면서 또 어떤 누구한테서는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듣는
다는 것은 목소리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하는 소리를 귀로 듣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듣는 것은 바로 자신을
포기하는 행위이며 자신을 비우는 과정인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권위 있는 누군가로
부터 가르침을 듣거나 충고를 들으면 우리는
믿고 받아들이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 나에게 가르치려고
하거나 충고를 한다면 한귀로 듣고 흘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생각 앞에 내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그 사람의 주장 앞에 나의
주장을 비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듣는다고 하는 것은 나에게 말하는 사람
앞에서 나의 생각과 주장 그리고 나의
고집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 듣습니다. 단지 목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를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원할 때 나의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 사람의 고집 앞에 나의 고집을 포기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사람의 하고자 하는 의지
앞에 나의 의지를 꺾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고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을 말씀을 듣는
다고 하는 것은 목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를
귀로 듣거나 누군가 읽는 복음말씀을 귀로
듣는 그러한 들음이 아니라 바로 그분의 말씀
앞에 나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말씀을 삶 안에서 살아가게
될 때 우리는 참으로 귀 기울여 참으로 듣는
사람이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는 하느님께서 아브람에게
외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아브람은 하느님의 말씀
앞에 자신의 생각과 고집 그리고 아들
이사악과 다른 많은 것들을 포기를 하게
됩니다. 아브람은 참으로 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뜻을 실천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단지 우리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포기하는 것만으로는
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하게 되면 맹목
적인 포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알아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과 같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우리는 사람의 말을 귀로 듣는 것을 넘어서서
그 사람 앞에서 나 자신을 포기하게 되고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2독서에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이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 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하신 것처럼 우리가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아드님마저 제물로
바쳐지기를 원하셨던 그 사랑을 우리가 알게
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을 하십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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