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윗의 얘기도 곱씹을 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생각을 하게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러면서 또한 이 사랑에 비추어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게 합니다.
오늘 등장인물은 다윗-압살롬과 부하들-소식전달자입니다.
다윗은 훌륭한 왕이었지만 훌륭한 아비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자식을 많이 두었고 또 배다른 자식이 많았기에
자식 간에 문제가 없을 수 없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생 너무 많은 전쟁으로 자녀들 문제에 제대로 신경 쓸 수 없었을 겁니다.
특히 압살롬의 여동생이 이복 오빠 암논에게 강간을 당한 일로
압살롬과는 관계가 너무나 안 좋게 되었지요.
맏아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는지 암논에게 내려야 할 벌을 내리지 않았고
남존여비 때문인지 오빠에게 강간을 당한 딸을 보살피지 않고 내버려 두어
아버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앙심을 품고 있던 압살롬이 반기를 들어 쫓기더니
오늘은 그 압살롬이 자기 장수들에 의해 죽게 되었습니다.
저는 생각할수록 다윗의 인생이 참 기구하다 생각이 되고
다윗이 과연 행복하였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됩니다.
아비가 자식과 전쟁을 한 것도 불행이지만
자식을 둘이나 잃게 된 것은 더더욱 불행입니다.
아들 압살롬은 아버지가 미워 아버지를 죽일 수 있지만
아비 다윗은 아들이 아무리 자기를 미워하고 죽이려 해도
전쟁의 승리와 아들의 죽음 중에서 승리를 택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비의 마음을 알 길 없는 부하 장수들은
제발 아들의 목숨만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하였음에도
압살롬을 살해하고 기쁨의 승전보를 다윗에게 전합니다.
이에 다윗은 이렇게 탄식을 합니다.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아, 내 아들 압살롬아,
너 대신 차라리 내가 죽을 것을. 압살롬아, 내 아들아, 내 아들아!”
자식이 죽으면서 자기가 승리할 수도 없고
그래서 승리를 하고도 기뻐할 수 없으며
그래서 행복할 수도 없는 것이 아비지요.
이것이 정확히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입니다.
아비는 자식이 불행한 한 자신만 행복할 수 없듯이
하느님은 인간이 불행한 한 행복할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자식 대신 자신이 죽는 것이 낫다고 다윗이 말하듯이
하느님은 우리 대신 당신이 죽으시고자 하셨는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십니다.
하느님께서 행복하신지 아닌지 는 생각하는 자체가 매우 무엄한 거지만
저는 이 아침 이런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하느님께서 행복하실까?
행복하실 수가 없을 거야!
우리 인간이 하나라도 불행한 한 하느님은 행복하실 수 없을 거야!
사랑과 행복 중에 사랑을 택하시는 하느님의 신비를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우리 하느님의 사랑앓이...
우리가 그 사랑으로 오늘도 행복할 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