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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고향

by 김맛세오 posted Nov 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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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사람은 누구나 한 두군데쯤 마음 속에 품어 둔 고향이 있어, 그 그리움은 그의 삶에 있어서 행복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제와 어제, 1박 2일간 몇 분들의 피정을 함께 해 드리면서 예전 6년간 지냈던 성거산을 오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였다.  어디 성거산 뿐이랴!  시간만 나면 자주 가는 동작동 현충원 역시 감수성이 예민했던 어린시절에 산과 냇가, 그리고 한강이라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무대였던만큼 내 그윽한 마음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첫 자리의 고향인 셈이다.

  살아가면서 슬픈 일이나 어려움이 닥칠 때, 찾아보고 마주 할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건 그리 길지는 않더라도 행복을 느끼게 하는 청량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성거산의 경우도 짧은 6년의 기간이었지만, 그 산이 품고있는 능선들과 계곡들이며 수려한 소나무와 잘 어우러진 참나무며 여러 수종의 나무들과 야생화, 그리고 자신들의 영역에서 평생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갖가지 동물들과 새들...등과 어쩌다 마주할 적이면 고향에 상응하는 야릇한 만남의 행복을 느끼곤 하는 것이다.

  마침 올 들어 초겨울을 방불케 하는 추운 날이라, 파르라니 퍔과 손이 시려워 추위를 잘 타는 나는 연신 따스함이 그리웠다.  

  

  길게건 짧게건 한 곳에 머무르고 마음에 익숙해진 고향이 있다는 건, 어쩌면 그 사람의 행복과도 직결되어 있어, 모처럼 찾아 간 성거산의 모든 것들이 그랬다.  우선 수도원에 오르는 길목에 제일 먼저 고향을 찾아 간 반가움처럼 만나는 '천흥리' 저수지를 지나치게 된다.  마침 늦은 오후라 길고 긴 산 허리에 반쯤 걸친 해너미의 모습과 저수지에 비친 산의 영상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6년간 톱 하나로 온통 소나무와 진달래 능선을 전지해 주며 친해진 나무들이, 멀리서도 담박에 알아보곤 반가운 친구를 맞이하는 듯한 손짓을 하는 게 아닌가.

  어쩌다 일이 있어 서울에 다녀 오는 날, 새까만 그믐 밤에 저수지를 지나칠려면 사위가 너무 어두워 얼마나 적막산이었던가!  그럴때면 산을 울리게끔 큰 소리로 가사만 바꿔 산토끼 노래를 부르며 어둠과 친숙해지려 했고, 그럴라치면 용케도 내 목소리를 알아 들었다는 듯 지척 거리에 나타났던 산토끼!...마치 동화 속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일어나곤 했으니...^^ 참으로 신기했음에랴!!!

  그리고 수도원 가까운 주변엔 내 손길이 머물다 간 어린 소나무들도 여러 그루 있었다.  게중엔 애시당초 분재처럼 자라는 어린 소나무들이 있어, 애지중지 관심을 기울였고- 한 번은 어린 소나무를 키우겠다는 지인이 있어, 그중에 1년생 어린 것을 뿌리가 상할새라 그대로 화분에 옮겨드렸다.  그런데 웬걸, 야생성을 멀리해선지 전혀 자라지 못해 비실비실, 어린 솔잎이 노오랗게 변해가고 있어...안스러워 못키우시겠다면 2년 정도 후 내게로 돌아 와 수도원 가까이 여러 소나무 친구들 곁에 다시 심어 주었다.

  그 소나무가 지금은 6-7년생 헌칠하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어, 갸를 볼 때면 퍽으나 대견한 생각이 들어 가만히 쓰다듬어 주며 미소를 짓게 된다.


  그렇게 어쩌다 성거산엘 가면, 산이 품고 있는 모든 자연 사물들의 추억과 함께 그들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가 생겨, 친숙해진 고향처럼 그리움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다.  성거산은 그렇듯 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한 고향이랄까...모진 초겨울의 찬바람에도 잊지않고 훈훈함을 선사하는 내 마음의 고향...이렇듯 한 구석 자리해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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