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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결국 하나

by 김맛세오 posted Oct 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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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거리에 비가 내리 듯 내 마음 속에 눈물이 흐른다."

  특히 가을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이런 날에는, 위의 유명 싯귀가 떠오른다.


  어제 가리봉동 FMM 수녀원에 장례식이 있었고, 오늘 11시엔 미국, 롱아일랜드에서 지내고 계시던 막내 숙부의 영결식이 있을 예정. 


  물론 "행복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유언을 남기시고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신 김선옥 데레사 수녀님의 장례미사와 포천 장지에서의 분위기는 참으로 숙연하면서도 아름다왔다.  신학,철학,교리신학...등을 함께 공부했던 1976년도와 그 이후, 가족 수도원의 멤바로 개인적으로도 가끔 만나며 영적인 형제 자매애가 남달랐던 수녀님이셨다.  평소 내성적이면서도 인정이 많으시어 주위 분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수녀님의 길지않은 71세의 삶을 어제의 장례식장에서 그대로 읽을 수가 있었으니까...

  수녀님이 영면하시기 2-3일 전이었으리.  시흥의 전.진.상 호스피스 병동에 누워계시다는 전갈을 한 형제를 통해 들으면서, "젠장, 임종을 가까이 두고 오지말라는 데야 뭐 가볼 필요가 있누, 기도만 하면 되지...!?  안간다, 안가...!"라고 투덜댔지만,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았다.  한 세상 함께 살다 마지막 별리의 고별을 그런 식으로 마감하는건 아니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즉시 병문안을 갔다. 의식은 아직 또렷한 상태여서 손을 꼬옥 잡으시면서 매우 반가와하셨고, 몸 전체의 상태를 보아 며칠 못넘기시리란 예감이 드는 거였다.  병수발하는 조카의 말에 의하면, 의도적으로 병원 진료를 안하시어 암균의 전이가 급속도로 빨라졌단다.  그렇다, 누구든 죽음이란 일생일대의 명제 앞에서는 분명 조만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외엔 그 일시를 아무도 아는 이가 없다.  그 죽음을 수녀님은 어떤 인위에가 아닌 오로지 하느님께 맡기셨을 뿐이다. 

  수녀님의 영면 소식을 들은 직후, 강릉에서의 1박 2일 지역모임과 겹친 날이었지만, 역시 공부도 함께 했고 같은 공동체에서 가까이 지내시던 또 다른 수녀님과 통화하면서, "에이, 병문안 오지 말라해 안갔는데, 수사님은 병문안 다녀왔다고요?" 하면서 퍽으나 섭섭해 하시는 거였다.  재빨라야 할 용서나 배려가 꿈뜨면 아차싶게 그리되는 게 아닌가?


  수녀님의 임종을 통해, 삶과 죽음은 결국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있었기에 이렇다 저렇다 죽음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 이 세상이 아닐런가?  어쨌든 데레사 수녀님은 한 세상 귀감의 삶을 살으셨고, 수녀님과의 여러 아름다운 추억으로 이런 글도 이렇게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김선옥 데레사 수녀님, 하느님 영전에 수녀님은 영영세세 행복하시겠어요!  이렇듯 몇 방울 제 눈물 을 보고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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