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와 복음을 굳이 공통점으로 묶는다면 먹는 것과 관련된 것입니다.
모세의 백성은 매일 먹는 만나에 싫증과 신물이 나서 불평을 하고,
복음에서 주님을 찾아온 군중은 하루 종일 굶주려 허기져 있는 상태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모세의 백성은 불평을 하는데 비해
복음의 군중은 아무런 불평을 않으며
모세는 백성의 불평을 듣고 나서야 백성의 불만을 알고
백성들의 불평에 대하여 백성들처럼 하느님께 불평을 하는데 비해
주님은 군중의 배고픔을 제자들을 통해 알고 선제적으로 대처하십니다.
그렇게 훌륭한 모세도 백성들과 똑같이 하느님께 불평을 하는데
이는 인간 간에는 불평이 불평을 낳음을 말해주는 것이지만
그렇게 훌륭한 모세조차 백성들처럼 불평을 하는 것에
불평불만이 많은 저도 위로를 받습니다.
그런데 백성과 모세 똑같이 불평을 하지만 차이점이 있지요.
백성은 모세에게 불평을 하는데 비해
모세는 하느님께 불평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무엇을 말해줍니까?
신앙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끼리는 서로 불평함으로써 서로 물어뜯는데 비해
모세처럼 신앙이 있는 사람은 사람들의 불평을 하느님께 돌린다는 점입니다.
이는 전에 불평이란 불만이 겉으로 터져 나온 거라고 말씀드린 대로
신앙이 없는 인간은 인간에게 불만을 하고 불평을 하는데 비해
신앙이 있는 사람은 시시하게 인간에게 불만을 하고 불평을 하기 보다는
하느님께 불만을 하고 불평을 토로함으로써 불평을 기도로 바꾼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신앙이 없는 인간은 말 그대로 불평이 불평일 뿐이지만
신앙인의 불평은 그저 불평이 아니라 불평의 기도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와 복음을 자세히 보면 모세가 불평의 기도를 드린데 비해
오늘 복음의 주님께서는 찬미의 기도를 드린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에서 신으로 갈수록
불평은 기도로,
기도는 청원이나 불평의 기도에서 찬미, 감사, 흠숭의 기도로 바뀝니다.
왜냐면 인간은 늘 부족함이 있는 결핍의 존재이고,
그래서 욕구의 존재이며,
그래서 욕구만족을 원하지만 늘 욕구불만의 존재이고,
그래서 늘 불평을 입에 달고 사는 존재이지만
하느님은 지혜서 11장의 말씀대로
무엇이나 원하시는 대로 하실 수 있기에 사랑이시고
당신 뜻대로 창조된 모든 것을 싫어하실 리 없고
그래서 “보시니 다 좋았다.”고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사랑하시는 자녀들이 결핍 때문에
굶주림에 허덕일 때 그것을 가엾이 여기는 분이시고,
탈출기에서는 만나와 메추라기로 결핍을 채워주시고,
복음에서는 빵의 기적으로 배불리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런 하느님을 알고 더 나아가 믿는다면
이제는 그저 불평을 하기 보다는 기도를 할 것이며, 기도도
청원의 기도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릴 것이고,
청원의 기도를 바치더라도
오늘 주님처럼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먼저 드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