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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16주 목요일-포기치 않는 하느님의 말씀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ul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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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의 주님 말씀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말씀이 꽤 있습니다.

어제는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이 말씀을 가지고 강론을 하고 싶었습니다.

 

귀 있는 사람이라니, 그러면 귀 없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래서 마르코와 루카 복음은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하는데

마태오복음은 그저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합니다.

같은 뜻일까요?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것일까요

 

아직까지 저는 이 두 말의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귀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쓴 표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당연히 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나는 귀가 있는가?’하고 질문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나는 귀가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귀가 있고, 없다면 어떤 귀가 없는 것입니까?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를 얘기해주시는데

이 말씀에 견주어 볼 때 이 세상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있지만

하늘나라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세상 것에 대한 얘기를 듣는 것이 귀라면

하늘나라의 신비를 듣는 것은 영적인 귀인데

어제의 말씀은 영적인 귀가 없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오늘 말씀은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실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너희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는 오늘 말씀도

같은 맥락에서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영적인 감각과 영적인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사람에게는

주님께서 어쩔 수 없이 비유로 말씀하실 수밖에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무시나 질책의 말씀이라기보다는

영적인 이해력이 너무도 떨어진 우리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말씀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알아듣게 하려고 애쓰시는 주님의 사랑 말입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영어를 너무 못하여

저와 형제들 사이에는 통역자가 있었는데

그 통역자는 한국계가 아니라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미국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형제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제 말을 그 형제는 알아듣고 통역하고,

말을 빨리 하거나 어려운 표현을 하여 제가 못 알아듣는 형제들의 말을

그는 제가 알아들을 수 있게 통역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그 형제는 그랬고,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저에 대한 사랑 때문인데 왜 저에 대한 사랑을 그 형제가 가졌냐면

제가 너무 불쌍해서 그런 사랑을 가진 것이고, 왜 제가 불쌍했냐 하면

자기도 남미에서 선교사 생활 10년을 했고 저와 같은 때가 있었기에

말 못하는 사람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형제는 그래서 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으려고 애를 썼고,

제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말을 하려고 무척 애를 썼습니다.

발음을 똑똑하게 내주고, 쉬운 단어를 쓰거나 풀어서 설명해줍니다.

 

그런데 이런 통역은 기술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아기의 말을 알아듣는 것은 어미의 사랑인 것과 똑같습니다.

아기가 말을 알아듣고 말을 할 수 있기까지는 엄마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수없이 조잘대는 아이의 말과 질문들을 귀찮다고 하지 않고 다 들어주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알아들으려고 무척 애를 쓰고

음식을 씹어 입에 넣어주듯 알 수 있게 얘기를 해준 그 사랑의 결과입니다.

 

엄마가 일 나가기 때문에 키울 수 없는 탈북자 애들을 위한 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애들 중에 몇이 말을 영 못합니다.

돈 벌기 위해 엄마가 나가 있는 동안 아이를 집에 가둬 키웠는데

결국 집에서 혼자 놀았기 때문에 말을 배울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말을 배울 수 있기까지는 이런 사랑이 있었던 것인데

영적인 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당신 말씀을 열매 맺지 못하는 길바닥이나 돌밭인데도 주님께서는

포기치 않고 당신 말씀의 씨를 우리에게 계속 뿌리시고

비유를 들어서라도 하느님 나라에 대한 당신 말씀을 알아듣게 하십니다.

 

그러니까 당신 말씀을 알아듣게 하시려고 갖은 애를 쓰시는 것인데

우리는 이 사랑에 감사하며 무딘 마음과 귀를 섬세하게 가다듬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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