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더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자칫 잘못 들으면,
나만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드립니다.
또한 복음에서 말씀하실 때에는
예수님께서 직접 제자들과 함께 계셨지만,
그 말씀을 듣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예수님은 보이는 모습으로 함께 계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예수님을
내 눈에 보이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구분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두 가지의 사랑이 서로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눈에 보이는,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들을 사랑하면서 우리는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합니다.
그들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그러한 나의 나약함,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들,
벗어버리고 싶은 십자가를 짊어지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실로 나의 나약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때,
이웃의 나약함을 받아들이고
그들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때
우리는 더 큰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나의 나약함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부족한 내 모습을 사랑하는 것인데,
그것은 나의 부족함에도
나를 사랑해 주시는 주님이 계시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즉 우리는 주님께 받은 사랑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우리도 주님을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또한 나의 나약함을 보고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있기에
그것들은 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을
하느님의 그 사랑으로 조금씩 해 나갈 때,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주님의 뜻을 실행하고,
주님의 뒤를 따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그 사랑의 뜻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하루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