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남이 제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저는 오늘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바라기보다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고
그래서 나는 아무 것도 바라는 것 없이 살아온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것은 완전한 착각이고 저 자신도 속을 정도로 거짓과 위선입니다.
사실 저는 해주기를 바라지 않을 정도로,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바라는 것이 없을 정도로
이미 바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해주셨고, 바라기도 전에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밥투정을 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바라기도 전에 엄마가 밥을 주기 때문인데
실은 아이들이 밥이 필요치 않고 그래서 바라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바라기도 전에 주기에 바라는 것이 없는 것처럼 착각하지요.
그러므로 저는 여러분이 필요한 것을 미리 다 채워주셔서
바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그런 것이 아니지요.
그저께 강릉 형제회에 가서 강의를 하였는데
강의가 끝나고 자유롭게 나누기를 하는 중에
고통 중에 있을 때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살았지만
고통이 사라지고 편안해지니까 오히려 다시 옛날 본성대로
자기중심으로 살고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지 않게 되었는데
왜 그리 되었을까 하는 주제로 얘기가 한 동안 오갔습니다.
결론 식으로 제가 이렇게 제 생각을 말씀드렸지요.
고통 중에 있을 때는 절실하게 하느님께 매달리고
그래서 하느님의 사랑과 힘에 의지해서
그 고통을 견디고 이겨내는 기쁨이 있었는데 편안해지니까
편안함에만 머물며 하느님께 머물지 않게 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면서 덧붙여 얘기하기를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쓴 소리를 들으면
당장은 괴롭지만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영적으로 애를 쓰지만
듣기 좋은 소리를 들으면 거기에 만족하고 머물기에 영적으로 해롭다고.
오늘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정말 없는지 자성하게 된 것이
바로 그저께 한 저의 이 말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진정 쓴 소리를 해주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단 소리를 해주기를 바라는가?
내가 하는 일에 충고를 해주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그저 인정이나 칭찬을 해주기를 바라는가?
그리고 주님께서는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해주라고 했는데
이제 반대로 나는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고 있는가?
내가 바라는 것은 칭찬과 격려와 위로이고,
내게 필요한 것은 충고와 비판과 쓴 소리인데
이웃이 바라는 칭찬과 격려와 위로를 충분히 해주고 있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충고와 비판과 쓴 소리도 제대로,
다시 말해서 사랑으로 해주고 있는가?
이런 면에서 저는 반성할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해주는 것이 많기는 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들이 바라고 필요로 하는 것을 해주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해주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해주는 것이지
정말로 그들이 바라고 필요로 하는 해주는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해준다고 해주는 것이 사랑으로 하는 것인지
욕심으로 해주는 것인지 헷갈리는 때가 많은데
오늘도 이것을 성찰하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