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악마에게 세 번의 유혹을 받으십니다.
배고플 때 빵의 유혹,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하느님께서 움직여주셨으면 하는 유혹,
더 나아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싶은 유혹이 그것입니다.
세 가지 유혹은 서로 다른 것 같지만,
결국 하나로 연결됩니다.
인간으로서 느끼는 부족함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은 마음,
내 노력으로, 내 능력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
다시 말해 하느님이 되고 싶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내가 신이라면 배고품으로 고통 받을 이유가 없고,
위험에 빠졌을 때 언제든지 나를 보살필 천사들이 있으며,
세상 모든 것이 내 것이기에
내 마음대로 그것을 다룰 수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지만,
참 하느님이면서 참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 번 모두 성경 말씀을 통해서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십니다.
그 성경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우리는 빵 만이 아니라 그 말씀을 통해서
살아간다고 예수님께서는 이야기 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생명의 말씀이 되려면,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가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즉 하느님과 우리 각자가 가까운 사이일 때만,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즉 하느님이 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하느님과 나의 돈독한 관계가 필요합니다.
내가 굳이 신이 아니어도,
내가 완벽한 인간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필요한 것,
빵 뿐 아니라 모든 것을 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을,
하느님과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우리가 더 잘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삶의 순간 순간 많은 유혹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조금 더 편하게 살고 싶고,
조금 더 빨리 나의 어려움이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고 권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돈과 권력에 집중하다보면
다른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고,
그들은 그저 내 뜻대로 우직이는 사람들이 되며,
나는 다시 그들 위에 있는,
그들의 신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됩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지금까지 내가 맺어 온 하느님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하느님은 내게 있어 어떤 분이신지,
유혹에 빠진 나를 벌하시는 하느님인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사랑과 자비의 아버지이신지
되돌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