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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축일-우리는 신앙과 은사를 잘 물려줬습니까?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an 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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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대의 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에우니케에게 깃들어 있던 그 믿음이,

이제는 그대에게도 깃들어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한 까닭에 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티모 1,5-6)

 

신앙의 눈으로 볼 때 디모테오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혈육을 통하여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고, 거기에 더하여

바오로 사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은사까지 받았으니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여러분은 어떤 사람입니까?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도 신앙이 아닌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부모로부터 신앙을 유산으로 받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부모로부터 다른 유산을 받은 것이 없습니다.


제가 일찌감치 수도원에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의 부모님이 부자도 아니고 뛰어난 분들도 아니었기에

그런 면에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다른 길 생각지 않고 수도원에 들어왔고

하느님 은총으로 프란치스코를 통해 은사를 사는 삶을 살고 있잖습니까?

저는 제가 프란치스칸 수도자라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고,

그래서 자신 있게 프란치스칸이라서 행복하다고 얘기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도 프란치스칸이 되라고 자신 있게 권고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부끄러운 것은 제 후손들에게

제가 받은 신앙의 유산과 은사를 아직까지는 물려주지 못한 점입니다.

 

제 조카들 중에서 한 놈도 수도자가 된 놈이 없다는 것은

저의 최대의 부끄러움인데 제가 얼마나 모범을 못 보이고

프란치스칸 수도생활이 참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못 보였으면

아무도 저를 따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큰 부끄러움은 제 조카들 중에 아직 아무도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이 없다는 것입니다.

수도자야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니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프란치스칸 은사와 그 가치를 조카들에게 못 전해준 것이기 때문이지요.

 

지난 주말 재속 프란치스코 국가 총회가 있었는데

젊은 회원들 모집 얘기를 하면서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들이

자기 자녀들부터 회원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였을 때

저는 저의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 프란치스칸 수도자 집안의 조카들 중에서 그래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이 없다니 낯을 들 수 없지요.

 

그리고 신앙생활도 그리 열심한 것 같지도 않고요.

어떤 때 미사를 하면 성체를 영하지 않는 놈들도 있는데

주일 미사를 빼먹은 적이 있었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먹고 살기 바쁘고 애들 키우기 힘들어 그러려니 하고,

또 요즘 같은 세상에 이혼한 아이들 하나 없고

서로 사랑하며 나쁜 짓 하지 않고 사는 것만도

어려서부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무튼 오늘 축일의 디모테오 성인을 생각하면 제 조카들이 아쉽고

바오로 사도를 생각하면 제가 많이 부끄럽습니다.

 

그렇습니다. 어제 바오로 사도의 회심축일을 지내고

오늘 그의 영적 아들들인 디모테오와 티토 성인의 축일을 지내는 것은

우리 모두 신앙생활과 은사생활의 복됨을

바오로 사도와 두 성인들처럼 이어가게 하라는 교회전례의 숨은 뜻이니

오늘 이 점을 묵상하고 성인들에게서 도전과 자극을 받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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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6.01.26 03:25:10
    강론을 올리고 보니 저 때문에 제 조카들의 명예가 공개적으로 실추되었네요. 그들을 흉보려고 한 것이 아니고 저의 부끄러움을 얘기하려고 한 것인 줄 잘 이해해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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