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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 4주일-가슴에 성전, 마음의 구유

by 당쇠 posted Dec 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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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후레자식은
자기는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서 호의호식하며 편히 살고
부모는 시골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김치에 시래기 국 먹고 근근이 살아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살지만
오늘 1독서의 다윗은
자기는 궁전에 살면서 하느님을 천막에 모시는 것이
여간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나봅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성전을 잘 지어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이런 다윗에게 주님께서는
“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고 하시며
당신이 지금까지 다윗과 그의 집을 위해서 한 일을 상기시키십니다.
그리고 후손 중의 하나가 그의 가문을 일으켜 세우고
튼튼히 하게 하겠다고 하십니다.
솔로몬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그 후손으로 주시겠다는 뜻이지요.
이는 지금까지 이렇게 잘 해 주었고
앞으로도 이렇게 잘 해 줄 계획인데
네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
비록 으스대는 것이 아닐지라도 가소롭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을 위해 아무 것도 해드리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되겠습니까?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지요.
무언가를 해야겠지요.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은 하느님을 위해서 무엇을 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해주신 것을 알아드리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하신 그 모든 것에 대해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고
자식이 그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여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시는 것처럼
하느님께서도
당신이 해 주신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여기며 감사드리는 것,
이것으로 충분하다 하시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애써 제일 좋은 것 주셨는데
애인이 준 것은 좋다 하면서
부모님께는
무엇 하러 이런 것 주냐 하는 것보다 더 큰 불효가 없는 것처럼
하느님께도 그렇게 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두 번째로 해야 할 것은 가슴에 성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위해 화려하고 큰 건물을 지어 드릴 필요는 없다하십니다.
대신 성 프란치스코 얘기하듯
가슴에 성전,
마음의 구유를 지어달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을 밖이 내 안에 모시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더 원하신답니다.
손님이 올 때 근처 삐까번쩍이는 여관에 모시는 것보다
내 집에 모시는 것이 더 정중하고 사랑에 찬 대접이고
내 아랫목을 내어드리는 것이 더 사랑이듯이
화려한 건물을 지어드리는 것보다
나의 중심에 모시는 것이 더 사랑입니다.

세 번째로 해야 할 것 역시 건물을 지어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가문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우리말로 한다면
집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다시 부모님 비유를 들자면
부모님이 원하는 것은 당신 집을 잘 지어드리는 것보다
내가 성공해서 부모님께 영광을 드리고
나만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도 잘 되게 하는 것이듯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도
성당을 화려하고 거창하게 지어드리는 것보다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인 교회를 사랑으로 건설하는 것입니다.
내 가슴에 성전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공동체가
하느님을 중심으로 모이는 공동체가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가 내 집에 오시는데
내가 싫어서 형제들이 아무도 모이지 않는다면
내가 아무리 부모님을 사랑하고 잘 모셔도 큰 효도가 되지 못합니다.
부모가 바라는 것은 형제들이 모두 잘 되고
서로 사랑하고
그래서 자녀는 물론 손자들까지
모두 당신을 중심으로 모이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란치스코는 성소를 받고
주님을 위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가서, 나의 집을 고치라.”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허물어져 가는 성당을 고치라는 줄 알고 성당 셋을 수리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성당이 아니라 뿔뿔이 흩어진 주님의 백성을
주님을 중심으로 다시 모아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우리의 공동체가 주님을 중심으로 모이는
주님의 성전,
주님의 구유가 되도록
주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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