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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대림 4주 화요일- <또 다른 요한>이 되어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Dec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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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이다.”

 

교회의 공적이고 공통된 기도인 성무일도는

아침기도에는 즈카르야의 찬미가를 매일 바치고,

저녁기도에는 마리아의 찬미가를 매일 바집니다.

 

그런데 마리아의 찬가나 즈카르야의 찬가는

실제로 마리아와 즈카르야가 읊은 찬미가라기보다는

교회가 마리아와 즈카르야의 입을 빌어 구원자로 오신 주님을 찬미한 거고,

그 교회의 찬미가 2천 년을 이어와 오늘도 찬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 즈카르야의 노래를 분석을 해보면

앞부분에서는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노래하고,

뒷부분에서는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는데

인류의 구원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와 세례자 요한의 관계랄까,

역할에 대해서 찬미가의 형태로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찬미는

하느님께서는 오래 전부터 예언자들을 통해 약속하신 대로

다윗 가문의 구원자를 보내어 이스라엘을 구원하심에 대해 얘기합니다.

 

여기서 이스라엘은 지금 팔레스타인과 싸움을 벌이고,

이슬람과 대립하고 있는 그 이스라엘 민족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류 전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윗 가문의 구원자와 예언자도

꼭 이스라엘 족속만을 일컫는 것은 아닐 겁니다.

구원자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보편 교회의 구원자이시고,

예언자도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보편 교회의 신자가 그 예언자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뒷부분의 세례자 요한에 대한 찬미도 이렇게 이해해야 할 겁니다.

즈카르야의 아들인 요한은 고작 즈카르야의 아들이 아니라

앞선 선배 예언자들의 뒤를 이어 그리스도의 선구자와 예언자로서

다가올 구원을 사람들에게 깨우쳐주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리고 2천 년 전의 즈카르야의 찬가를 우리가 지금도 노래하는 이유도

이렇게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세례자 요한이 선배 예언자의 뒤를 이어 구원을 일깨웠듯이

우리도 세례자 요한의 뒤를 이어 세상 끝 날까지 주님의 구원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야 하는 존재임을 자각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사도행전은 마침표가 없습니다.

사도들의 뒤를 이어 우리가 사도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마찬가지로 예언자의 전통도 세례자 요한에게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도

두려움 때문에 선포치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용감히 선포하는 <또 다른 요한>들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의미를 마음에 새기며 우리 모두

아침 성무일도의 즈카르야의 찬미가를 힘차게 노래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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